홈-디포는 DIY(do-it-yourself) 즉 집 수리 자재를 판매하는 회사로 동종업계에

종사하던 블랭크와 마커스가 1978년에 설립한 후발회사 입니다.

그들은 커다란 창고형 매장을 갖추고 과거의 경험을 살려 대량매입으로 원가를

절감하며 전구, 수도꼭지, 각종 페인트등 수요가 적어도 고객이 한번 이라도 찾

았던 물품은 모두 갖추어 5만 여종의 제품을 전시 판매하였습니다.

그러나 가격이 낮고 다양한 제품을 갖췄다는 것만으로 홈-디포가 월마트의 신화

적인 매출 신장률을 앞지르는 놀라운 기록을 세울 수는 없었습니다.

홈-디포의 성공 비결은 제품 판매가 아닌 고객의 문제해결을 도와 주는 서비스

즉 고객만족과 고객가치를 중시하는 가치경영에 있었습니다.

아시다시피 DIY시장은 스스로 집수리를 하려는 사람들이 주고객입니다. 고객들

에게는 품질 좋은 자재를 싸게 구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족의 보금자리를 여가

시간을 활용해 자신이 고치고 장식하는 보람이나 성취욕이 더 중요한 가치입니다.

홈-디포는 바로 이런 점을 깨닫고 고객가치를 높이는 경영전략을 펼치기로 합니다.

경쟁사들이 비용절감을 위해 판매원을 아르바이트나 파트타이머로 운영하는데

비해 홈-디포는 모든 판매원을 집수리에 대한 경험과 전문지식이 풍부한 정식직원

으로 배치하여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필요로 하는 최적의

제품과 이에 대한 사용 및 수리 방법 등 집수리나 치장에 관한 어떤 자문과 상담도

가능토록 했습니다.

그리하여 고객으로 하여금 DIY제품을 판매하는 회사가 아니라 자신과 가족이 거주

하는 공간을 편리하고 안전하며 아름답게 가꿀 수 있도록 도와 주는 회사라고 느끼

도록 하며 고객에게 수리부속이 아닌 가족사랑과 보람이라는 가치를 제공한 것입

니다.

홈-디포가 설립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창업자 마커스는 어떤 친구로부터 곧 회사

가 어려워질 것 같다는 얘기를 듣습니다. 이유인즉 수도꼭지가 고장이 나서 홈-

디포에 사러 갔더니 상담을 한 판매원이 200달러짜리 수도꼭지를 파는 것이 아니

라 1달러50센트에 불과한 부속품을 팔면서 망가진 수도꼭지 고치는 방법을 장황

하게 알려주더라는 것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판매원은 200달러의 매출을 놓

치게 되었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이에 창업자가 반문했습니다. “자네 집의 수도배관이 망가진다면 어디로 가겠는가?”

일화에서 보듯이 목전의 이익에 급급해 한번의 거래로 끝나는 고객관계보다는 장기

적인 안목에서 고객의 만족과 신뢰를 얻어 가는 것이 곧 가치경영입니다.

홈-디포는 결국 월마트보다 빠른 성장세를 지속하여 뉴욕주식시장에 상장되었으며

월마트가 “상품”을 지배한다면 홈-디포는 “홈 서비스”를 지배할 것 이라는 전망 속

에서 미국 2위의 소매유통업체로 굳건히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입니다.